18일 경기도교육청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이 교육행정위원회 감사에서 심각한 신뢰성 논란에 휩싸였다. 11월 11일 교육청이 발표한 만족도 조사 결과를 두고 “과도한 자화자찬”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다.

감사에서 이자형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먼저 “교육청이 정의하는 하이러닝의 교육적 의미와 목표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디지털인재국장은 “AI 기반 교수 학습 플랫폼으로, 학생 맞춤형 수업과 개별 학습 지원이 목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교육청의 최근 만족도 발표가 수치 계산부터 과도한 포장까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청은 교사 83%, 학생 90% 만족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응답을 세부적으로 보면 ‘보통’을 제외한 긍정 응답은 교사 59%, 학생 65%가 맞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과포장을 위해 ‘보통’을 제외한 실제 비율을 왜곡했다”며, “먼저 AI 기반 사업이라면 설문조사 분석부터 AI를 활용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올해 6월 경기교사노조 설문조사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노조 조사에서는 88%의 교사가 ‘하이러닝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76%는 ‘가입 과정에서 강제성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참여 교원 수 역시 교육청 조사 1,426명과 달리 4,362명으로 훨씬 많았다.

이 의원은 “이렇게 표본 수가 압도적으로 차이 나는데 ‘10명 중 9명이 효과를 체감한다’는 결과를 당당히 내놓을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국장은 “좀 더 많은 모수가 참여하는 신뢰 있는 조사를 하겠다”며 개선을 약속했다.

또한 교육청이 제작해 공식 계정에 업로드한 하이러닝 홍보 영상 역시 도마에 올랐다. 이 의원은 “기계가 우선이냐, 사람이 우선이냐”고 질타하며 “교원을 교육 가족이라 부르면서도 현장 의견을 제대로 청취하지 않은 채 홍보에만 치중했다”고 비판했다. 국장은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이 의원은 “교육청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잊은 채 자화자찬에 급급하다”며 “이런 마음가짐으로 경기교육을 운영해 왔다면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한 교육 가족 명단에 학생·학부모·교사가 아니라 AI를 넣으라”고 강하게 말하며 질의를 마쳤다.

같은 날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논란이 된 하이러닝 홍보 영상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