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CNEWS 장천식 기자〕 충남 아산시 둔포면 송용리의 한 대규모 부지에서 산업 폐기물로 분류될 수 있는 ‘샌드밀’이 일반 토사에 섞여 무단 성토재로 사용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본지는 현장을 반복적으로 관찰하며 반입 토사의 경로와 출처를 파악했고, 관계자와의 대화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했다. 이후 현장은 기자 접촉 직후 급격한 정비 흔적을 보였다.

■ 성토 현장, 회색빛 침전물·혼합토 다량 확인
기자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송용리 일대를 여러 차례 방문하며 성토 현황을 확인했다. 해당 부지에는 대형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상시 출입하며 성토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고, 수분을 머금은 회색빛 침전토와 검은빛 토사가 혼합돼 투입되고 있었다. 특히 회색 토사는 골재 세척 부산물인 샌드밀로 의심되는 물성을 띠고 있었다.
현장 단면에서는 일반 성토재와 확연히 다른 색상과 입자의 토양이 층을 이루며 뒤섞인 형태가 반복적으로 발견됐다. 이는 양질의 흙 만을 사용하는 성토 기준에 현저히 미달하는 모습으로, 토질 적합성에 대한 정밀 조사가 요구된다.

▲ 캠프 험프리스 아담스 게이트 인근에서 포착된 토사 적재 차량. 일부 차량은 성토 현장으로 향한 정황이 확인됐다. (사진=장천식 기자)

■ 반입 토사 출처 확인… “안성/아산 골재 업체, 천안 하천 준설 현장, 미군 부대 · 포승지역 폐토 포함”
기자는 반입 차량의 출처를 확인해 일부가 안성시 서운면, 충남 아산시에 있는 골재 업체와 천안 성거 인근 하천 준설 현장, 평택 미군 부대 인근 공사장에서 출발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대해 현장 관계자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샌드밀이 반입됐으며, 일부 자재 상태에 문제 소지가 있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샌드밀은 안성과 아산 00 개발에서 들여왔고, 아산 00 개발 자재는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이어 “미군 부대 공사장에서 약 200대 분량, 평택 포승 지역과 천안 지역의 폐토도 일부 반입했습니다”라고 밝혔다.

▲ 기자의 현장 방문 이후, 밝은 토사로 평탄화된 부지. 초기의 혼합토 흔적은 대부분 덮인 상태다. (사진=장천식 기자)

■ 기자 방문 직후 현장 급변… 양질 토로 위장 정비 정황
기자가 현장을 취재하고 관계자에게 질의한 뒤 불과 하루 만에,기존에 노출됐던 토사 위로 밝은색의 양질 토가 덮이는 작업이 진행됐고, 성토면은 평탄화 처리되었다.
이에 환경단체 관계자는 “문제성 토사 위에 양질 토를 덮는 방식은불법 성토 은폐 수법으로 자주 사용된다”라며, “시료 채취 및 성분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샌드밀, 허가 없이 성토 사용 시 폐기물관리법 위반 가능성
샌드밀은 골재를 세척하거나 선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 부산물로, 재활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건설 폐기물로 분류된다.이를 인,허가 없이 성토재로 사용하는 행위는 폐기물관리법 위반 소지가 있다. 또한 미군 부대 등 외부에서 반입되는 토사는 오염도 검사를 거쳐야 하며,부지를 성토해 용도를 바꾸는 경우 형질 변경 및 개발행위 허가 절차가 필요하다.

■ 아산시에 신고 및 정보공개 청구… “위법 시 법적 조치”
기자는 이 사안과 관련해 외부 토사 반입 승인 여부와 개발 행위 인,허가 절차 등을 포함한 사항에 대해 아산시에 정보공개 청구와 행정 신고를 병행했다. 아산시(자원순환과) 관계자는 “현장 점검을 통해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행정적 ·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