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 둔포면 송용리의 한 대규모 공장 예정 부지에서 폐기물로 분류될 수 있는 샌드밀 등 외부 토사가 대량 성토되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관할 행정기관의 공사 중지 지시에도 불구하고 작업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언론 보도 직후, 현장 측은 외부에서 촬영할 수 없도록 안전 펜스를 보강하는 등 외부 감시 차단을 위한 조치를 한 정황도 드러났다.

본지의 1차 보도는 2025년 6월1일자로 게재되었으며, 기자는 해당 부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현장을 관찰하며 반입되는 토사의 출처와 성상을 확인하고, 현장 관계자의 진술을 통해 샌드밀과 미군 부대 출처의 흙, 평택 포승 지역 폐토 등이 복합적으로 사용되었음을 확인한 바 있다. 취재 및 보도 이후 현장은 겉보기 양질 토로 정비되었고, 추가 접근이 어렵게 외곽 펜스가 강화되었다.

공사 중지와 관련해 아산시 자원순환과 담당자는 "허가과에서 개발행위와 관련해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하라고 조치한 사항"이라고 설명했으나, 현장은 해당 지시를 무시한 채 대형 굴삭기와 덤프트럭을 동원해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는 행정력이 실질적으로 현장에 미치지 못했음을 방증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 성토 현장의 외부 시야 차단 전후 비교. 왼쪽은 언론 촬영이 가능했던 당시(기자 1차 방문 시점, 2025.6.4.), 오른쪽은 해당 각도를 정밀하게 차단한 펜스가 추가 설치된 최근 모습. 기존에는 개방돼 있던 틈새가 금속 구조 물과 식생으로 가려져 있다. (2025.6.13.사진=장천식 기자)

시민 감시단체 관계자는 "행정 조치를 무시한 채 작업이 지속된다는 점도 문제지만, 언론이 촬영한 위치까지 파악해 차단하는 정황은 은폐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촬영할 수 있었던 각도와 위치는 모두 외부 도로와 인접한 사유지 또는 공용 도로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위치였다. 그런데도 해당 위치를 정밀하게 가리는 조치가 취해졌다는 점에서, 현장 측이 언론의 감시를 의식하고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기자는 현재 아산시에 대해 해당 부지의 개발행위허가, 외부 토사 반입 승인 기록, 배수관로 및 기반 시설 협의 내용, 오염도 검사 실시 여부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며, 행정기관이 내린 공사 중지 조치의 실질적 이행 여부에 대한 재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기자는 평택에 있는 미군 부대 공사장에서 출발한 토사가 송용리 현장으로 향한 정황을 확인하고, 해당 시공사인 ㈜00공영 측에 토사 반출 경위에 대한 질의를 진행중이며, 송용리 성토 현장의 주체 및 인,허가 이행 여부에 대한 행정기관 조사를 더욱 중점적으로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