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지난 7월 23일 정보 공개 청구로 확보한 개발 행위 허가 서류에는 ‘천안시 입장면 기로리 309-14 외 9필지’가 토사 반입처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수 개월 간의 취재 결과 수원에 있는 건설 폐기물 처리 업체, 아산 00개발, 안성 건설 폐기물 업체, 천안 하천 준설토 등 계획서에 없는 토사가 현장에 반입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기자가 아산시 허가과를 직접 찾아 “허가서와 다른 토사가 반입되는 것은 허가 조건 위반이 아니냐?”라고 질의했지만, 아산시는 “토사 반입계획서와 실제 반입지가 달라도 제재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개발 행위에 대한 허가 조건으로서 토사 반입 계획서의 실효성 자체가 의문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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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밀과 폐토사가 성토재로 사용된 정황 등이 최초 보도로 드러난 뒤 아산시는 공사 중지를 지시했으나, 약 한 달 만에 현장은 다시 움직였다. 대형 덤프 트럭 수십 대가 드나드는 가운데 인근 170-10번지에서도 별도의 성토가 시작돼, 문제 현장의 중단을 우회하는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기자가 현장을 다시 찾았을 때는 날리는 먼지와 중앙선 침범 차량으로 주변 도로가 무법천지 상태였으며, 신호수조차 없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기자는 수 개월 간 현장 일지를 만들어 아산시에 전달하며 진행 상황과 행정 조치를 여러 차례 문의했으나, 아산시 자원순환과는 “현재까지 위반 사항은 없다”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토사 샘플링 여부를 묻자 “환경부에 관련 사항 질의 중이라 시간이 걸린다”라는 입장만 내놓았고, 그 사이 현장은 표면이 밝은 양질토로 덮이며 외곽 안전 펜스가 추가 설치돼 외부 촬영이 차단됐다.
이와 관련하여, 환경단체 관계자는 “허가 단계에서부터 계획서 검증이 부실했고, 이후 다른 토사가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즉각적인 조치 없이 시간을 끌면서 현장이 변화했다는 점이 심각하다”라며 “행정의 안일함이 현장을 은폐하는 시간을 허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본지는 개발 행위 허가 전수 자료, 토사 반입 계획서에 명시된 9필지의 상세 지번, 자원순환과의 단속 기록, 환경부 질의 공문 등을 포함한 추가 정보공개를 아산시에 청구했다. 또한 계획서와 다른 토사가 반입되는 것이 허가 조건 위반인지, 환경 안전상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묻는 질의서를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에 각각 제출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현장의 문제가 아니라, 개발행위 허가 단계의 검증 부재와 환경안전 관리 실패가 드러난 구조적 사건이다.본지는 확보한 자료와 후속 취재를 통해 은폐되거나 행정의 안일함 속에 묻힌 진실을 끝까지 파헤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