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지난 9월 24일 원주시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주민자치회 전체워크숍 ‘시장과의 대화’에서 불거졌다. 하 시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예산 확보 성과와 관련한 질의 과정에서 군포지역 국회의원과 도의원들의 노력을 두고 “진짜 심하게 XX같은 내용”이라고 발언했다. 공개석상에서 시민과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충격을 더했다.
도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군포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이 시민을 위해 애쓴 의원들의 성과를 경박하게 조롱했다”며 “이는 시민에 대한 모욕이자 시장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은호 시장은 깊이 자숙하고 시민 앞에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예산 문제를 둘러싼 공방도 치열했다. 하 시장은 ‘민주당 현수막 90억 원’ 관련 예산 반영 질문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을 쏟아냈지만, 도의원들은 사실관계를 정면 반박했다. 도의원들에 따르면 2025년 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군포시는 국비 보조금 2,844억 원, 도비 보조금 약 767억 원, 도비 조정교부금 1,156억 원을 확보했다. 이는 인근 의왕시와 과천시보다 월등히 많은 규모라고 지적했다.
도의원들은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하며 하 시장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2025년 8월 기준 국도비 확보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군포시는 국도비 특별교부세와 특별조정교부금 합산 94.6억 원을 확보했다. 의왕시 55억 원, 과천시 45억 원보다도 크게 웃도는 성과였다. 군포는 복합문화센터 건립 등 대규모 사업비를 따낸 반면 의왕과 과천은 아케이드 설치나 상수관 교체 등 상대적으로 소규모 사업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도의원들은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하 시장이 사실을 왜곡하며 의원들의 노력을 폄훼한 것은 시민을 기만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시장이 감정적인 언행으로 시민의 자긍심을 떨어뜨렸다”며 “군포의 발전을 위해 함께 뛰어야 할 위치에서 협치를 무너뜨린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하 시장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도 재점화됐다. 관리비 대납과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추가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도의원들은 “억측이 아니라면 사실관계를 낱낱이 공개하고 시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 시장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은 더 거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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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원 5명은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앞으로도 군포시민을 위해 치열한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며 “시민 앞에서 겸손한 봉사자로 남겠다”고 밝혔다. 이어 “군포시민을 모욕하는 언행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말실수 차원을 넘어섰다. 시장이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조롱한 것은 지역정치의 신뢰를 무너뜨린 심각한 사태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역 의원 간의 협력이 무너질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며 “하 시장이 책임을 회피할 경우 정치적 후폭풍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은호 시장의 경솔한 발언과 미진한 해명 태도가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시민들은 이제 하 시장이 무책임한 언행에 대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지켜보고 있다.
[경기도일간기자단 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