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2026년도 예술인 기회소득 예산을 전년 대비 약 53% 삭감한 예산안을 제출한 가운데, 경기 예술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경기민예총은 19일 오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술인의 생존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퇴행적 결정”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경기도는 2025년 112억7,100만원이던 예술인 기회소득 예산을 2026년 52억9,200만원으로 줄이는 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삭감 규모는 59억7,900만원으로 절반 이상이 줄어든 셈이다. 경기민예총은 이는 “지역 문화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김태현 경기민예총 이사장은 “전국 최초로 예술인 기회소득을 도입했던 경기도가 스스로 성과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국가 문화정책의 방향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예술인 기회소득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 예산도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삭감 내용은 다음과 같다.

거리로 나온 예술: 20억 → 5억(15억 삭감)

장애(예술)인 전문예술 활동 지원: 10억 → 4억(6억 삭감)

지역문화예술교육 기반구축: 14억 → 5억(9억 삭감)

도 단위 예술단체 문예진흥: 약 23억 → 16.1억(6억9천만 원 삭감)

지역문화예술 특성화지원: 27.4억 → 22.4억(5억 삭감)

경기민예총은 이를 “기초·교육·창작·유통·향유 전 과정을 광범위하게 축소하는 구조적 삭감”으로 규정하며, “예술인의 활동이 위축되면 결국 도민의 문화향유권 침해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 전액 삭감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다. 민예총은 “문예진흥기금은 도민 세금으로 조성된 장기적 문화재원”이라며 “일회성 재정 보완의 수단으로 전용을 압박하는 방식은 기금 고갈과 문화정책 기반 붕괴를 초래하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현장 예술인들은 기자회견에 참여해 입장을 발표하고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들은 “경기도는 예술인 기회소득 삭감안을 즉각 철회하고, 도의회는 예산 심의 과정에서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 사업비 전액 삭감안을 거둬들이고, 문화예산 수립 과정에 예술계와 도민이 참여하는 협의 구조를 만들라”고 요구했다.

경기민예총은 이날부터 ‘경기도 문화예술 예산 정상화를 위한 예술인 서명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예술인의 권리와 지역 문화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실질적 행동을 이어가겠다”며 “도민과 예술인의 힘으로 경기도 문화정책의 퇴행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말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